가족기업을 육성하자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남 영 호
1. 들어가며
가족기업론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맨 처음 물어보는 말이 있다. “가족기업(family business)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말이 무엇입니까?” 대부분의 대답은 예상했던 대로 ‘족벌 기업’이 제일 많았고, ‘ �기업’ ‘소기업’ ‘불법상속’ 등 부정적인 말이 그 다음 순 이였다. 그러나 가족기업이 이런 나쁜 측면만을 가지고 있다면, 최근에 들어와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이의 숫자 및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까? 동전에는 앞면과 뒷면이 있는 것처럼, 가족기업도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가족 중심으로 경영되는 가족기업은 역사이전부터 존재하였으나 산업화 이후 가족기업이 지닌 단점의 부각으로 큰 관심을 갖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특히 198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역사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가족기업을 다른 각도에서 보기 시작하였다. 즉 좋은 점은 집중 육성하고 나쁜 점은 그 원인을 파악하여 이를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에서는 가족기업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나 교과목을 개설한 대학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현재 100개 대학을 넘고 있고(Aronoff, 1998), 9?11사태 이후 가족기업의 창업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가족기업과 관련된 교과목이나 전문 프로그램이 개설된 대학은 거의 없으며, 이와 관련된 관심이나 연구 역시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Aronoff 와 Ward(1995)는 가족기업은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독립적인 기업 대부분은 가족기업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가족기업 오너의 경영 목적은 비 가족기업 경영자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셋째로, 가족기업은 비가족기업과는 다르게 경영되어지기 때문이다. 넷째로, 가족기업의 오너는 다음 세대의 가족구성원에게 승계 하려는 데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그러므로 상속세, 증여세 등과 관련된 세법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정책입안자는 가족기업의 성과가 비가족기업의 성과보다 좋은지 혹은 나쁜지를 알고 싶어한다. 또한 가족기업은 경쟁력 제고, 부의 창출, 고용확대 등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므로, 정책입안자는 가족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도움을 줄 특별한 지원 방안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가족기업이 세대를 뛰어 넘어 오랫동안 지속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Ward(1987, pp.1-2)에 의하면, 2세대 동안 지속되는 가족기업은 전체 기업의 ⅔에도 미치지 못하며, 3세대 동안 지속되는 가족기업은 불과 13%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가족기업만이 갖는 특별한 문제 때문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일반적으로 많은 가족기업은 개인기업이며 소규모이다. 따라서 대규모 기업에 비해 자금 능력이나 경영의 전문가가 부족하여 타 기업에게 매각되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② 가족 자체가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보통 가족이 일정규모 이상 클 경우, 가족기업에서 발생되는 이익을 가족기업 자체에 재투자하기보다는 이익을 수확하여 가족 구성원끼리 나눠 가지려는 경향이 강하다. 나아가 형제간이나 세대간의 경쟁, 일(work)과 가정(home)이 뒤섞이어 자존심이나 질투심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격화될 때는 문제가 더욱 더 커질 수 있다. ③ 일반적으로 가족기업은 승계계획, 전략계획, 갈등관리, 그리고 가족 자체의 계획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가족기업의 구성원들은 가족기업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개념적 프레임 워커가 결핍되어 어려움에 직면하곤 한다(Aronoff & Ward, 1996: Family Enterprise Center, 1998).
본 고는 가족기업의 개념과 본질을 파악하고 나아가 이의 역할을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 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는 가족기업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정책(policy)을 제안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족기업의 개념 및 역할 등을 논의한 가족기업의 본질, 가족기업의 시스템과 과제 및 이의 해결을 위한 4대 계획, 이를 토대로 가족기업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 등을 논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주로 외국 특히 미국의 문헌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2. 가족기업의 본질
2-1. 가족기업의 개념과 역할
2-1-1. 가족기업의 개념
가족 기업(family business, family-owned business, family controlled enterprise)의 개념은 여러 가지이다. 이는 소유와 경영이란 두 요소의 관점에서 고찰할 수도 있으며, 광의와 협의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도 있다. 먼저 가족기업을 소유만 하고 경영은 타인에게 위탁한 경우와, 가족이 소유주이면서 동시에 경영자인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구분할 수 있다. 넓은 뜻의 가족기업은, ‘가족이 기업의 주요한 의사결정이나 전략적 방향을 지배하는 기업’(남영호, 1999)을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창업자나 창업자의 후계자 혹은 복수 세대가 경영하는 기업‘(Shanker & Astrachan, 1996)을 말한다. 이는 보통 가족이 소유권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협의의 개념을, 대기업은 광의의 개념을 적용할 때 가족기업으로 추정된다. Handler(1989)는 소유권의 관점만으로는 창업(entrepreneurship)과 가족기업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역설하고 소유권, 상호의존적인 하위시스템, 세대이전, 기타 복수상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또한 Westhead & Cowling(1998)은 가족기업의 개념을 가족의 관련성, 가족 소유권, 가족에 의한 경영, 세대간 소유권 이전, 그리고 복수상황 등으로 세분하고 있다. 한편 < 표 1 >은 가족기업과 일반기업(비가족기업)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한편 기업 규모의 대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기업을 가족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즉 가족기업을 기업의 규모에 따라 소규모 가족기업(small family business), 중규모 가족기업(medium family business), 그리고 대규모 가족기업(large family business)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먼저 소기업 특히 엄마?아빠 회사로 불리는 기업의 대부분은 소규모 가족기업(현재 우리나라의 소상공인을 소규모 가족기업으로 보면 될 것 같음)이며, 포츈지 선정 500대기업의 37%도 대규모 가족기업으로 알려지고 있다(Family Enterprise Cente, 1998). 특히 세계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포드, 푸조-시트르앵, BMW, 피아트 (한국경제신문 2001. 3. 27), 그리고 소매업체의 대표격인 Wal-Mart, 케이블 T.V의 대명사인 CNN 등은 모두 대규모 가족기업이다.
가족기업의 정의는 이상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나나,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기업가(경영자) 스스로의 자유 의사에 따라 가족기업인가 아닌가를 결정’한다. 한편 전형적인 가족기업은 최소한 2세대가 기업경영에 관여할 때로 보고 있다.
2-1-2. 가족기업의 역할
가족기업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가족기업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나라마다 다소 다르나 그 역할은 실로 막대하다. 가족기업은 부의 생성, 고용창출, 그리고 경쟁력 제고와 같은 주요한 공헌을 하며(Westhead & Cowling, 1998), 한 나라의 안정과 튼튼한 경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Ibrahim & Ellis, 1994). 이러한 가족기업은 미국의 경우 전체 기업의 92%를 차지
하며, 노동력의 59%를, 신규 직업 창출의 78%를, 그리고 GDP의 49%를 제공하고 있다(Shanker & Astrachan, 1996). 호주의 가족기업은 노동력의 75%를, GDP의 66%
< 표 1 > 가족기업과 비가족기업의 비교
자료: Morris Michael H., R.O. Williams, J.A. Allen & Ramon A. Avila(1997), “Correlates of Success in Family Business Transitions”,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12, 388.
를 차지하고 있으며(Lank, 1994), 영국, 스페인의 경우 전체 기업의 70%이상이( Bellet 등, 1998), 독일의 가족기업은 노동력의 75%를, GDP의 66%를 차지하며, 스페인은 71%가 가족기업이며 100대기업의 17%가 가족기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영호외, 1999). 우리 나라의 ‘가족기업’은 기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전체 제조업의 약 85.44%를 차지하고 있다(박기동, 1981). 한편 사공일과 존스(1981)는 우리나라 기업의 설립자와 최고경영자와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설립자 자신이나 직계자손, 친척 등이 현재 최고경영자인 경우가 81.2%를 차지하고 무연고인 경우는 겨우 18.8%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위와 같이 가족기업은 한 나라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막강하므로 이의 생존은 그 나라 경제의 근간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기업의 사회적인 역할 역시 중요하다. Novak(1983), Jaffe(1991)등은 “미국 경제와 사회를 구축하는 기초는 바로 기업을 창설하고 통제하고 운영하는 가족이다” 라고 역설하였다. 가족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Bellet 등(1998)은 가족기업의 창업자와 그 후계자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유지를 위해 고도의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가족은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주춧돌이며 가족기업 역시 튼튼한 경제를 형성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2-2. 가족기업의 장?단점
먼저 가족기업의 장점으로는 가족구성원의 공유된 가치관과 비젼, 일시적인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을 추구하며, 투철한 도전정신을 밑바탕으로 한 창업문화, 관료적인 성향이 약하여 빠른 의사결정, 가문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나아가 위기 극복의 강한 의지 등을 들 수 있겠다. 단점으로는 가족간의 치열한 분쟁, 가족과 기업 경계의 애매모호함, 능력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입사, 승진 등으로 인한 객관성의 결핍, 네포티즘, 친척들의 감독 문제, 잘못된 승계나 상속으로 인한 불화 등을 들 수 있겠다(Peter Davis, 1983; Ibrahim A. Bakr & Willard H. Ellis, 1994; Family Enterprise Center, 1998). < 표 2 >는 이러한 가족기업의 장?단점을 요약한 것이다.
3. 가족기업의 시스템과 4대 계획
3-1. 가족기업의 시스템
일반적으로 가족기업의 시스템은 2차원적인 시스템(Ibrahim & Ellis, 1994)과 3차원적인 시스템(Gersick 외, 1997)으로 대별되어진다. 2차원적인 시스템은 가족기업을 가족(family)과 기업(business)으로 양분하고 이의 이질성을 고찰한 경우이다.
< 표 2 > 가족기업의 장. 단점
자료: Ibrahim A. Bakr & Willard H. Ellis(1994), 『Family Business Management: Concepts and Practice』, Kendall/Hunt Publishing Company, pp.5-8을 요약한 것임.
즉 가족은 균등과 사랑(love)을 목표로 가족 구성원의 발전을 도모함에 반하여, 기업은 각자의 장점을 기초로 하여 성장과 이익(profit)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족기업은 가족과 기업의 추구사항의 이질성으로 갈등을 겪게 될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족은 조화와 구성원의 단란을 추구하며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인 규칙에 따라 움직이나, 기업은 비개인적인 관계가 중요하게 여겨지며 공식적인 룰과 평가 기준에 의해 운영되어 진다. 따라서 가족은 감정적 시스템이며, 기업은 합리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Family Enterprise Center, 1998). 그러므로 가족기업은 서로 상이한 이런 두 시스템의 성격을 잘 이해하여 “가족은 기업처럼, 기업은 가족처럼” 경영하여 상호 조화와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가족기업의 시스템은 3차원 시스템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는 앞의 2차원 시스템의 주요 요소인 가족과 기업에다가 소유권을 별도로 떼어내어 설명한 것이다. 즉 가족에 포함되었던 소유권을 하나의 주요한 구성요소로 취급한 것이다. 왜냐하면 소유권의 비율이 가족기업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이며, 아울러 이는 승계문제와 밀접한 관련성을 띠기 때문이다. 소유권(ownership)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이에 속한다. 이 중 이사회의 근본적인 목적은 (1)오너의 주요 관심사를 대표하며, (2)기업의 장기전략 수립과 모니터를 하며 (3) 최고경영자에게 주요한 충고를 하는 것이다(Gersick 외, 1997). 가족(family)에는 가족위원회(family council)와 가족회의(family meeting)가 이에 속하며, 기업(business)에는 일반적인 기업(비가족기업)처럼 경영개발계획이 이에 속한다.
< 그림 1 > 가족기업의 시스템(3차원)
자료: Gersick 외(1997), p.226.
3-2. 가족기업의 과제와 4대 계획
위와 같이 가족기업은 비가족기업(일반기업)과는 다른 장?단점과 시스템을 이루고 있으므로 훨씬 더 많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가족기업(일반기업)의 어려움으로는 자금문제, 기술개발, 영업관리, 종업원관리 등을 들 수 있겠다. 가족기업은 일반기업이 겪는 위와 같은 어려움 이외에 추가적으로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여기서는 가족기업의 관점에서 이의 생존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와 4대 계획을 살펴보고자 한다( Family Enterprise Center, 1998).
① 가족 계획
가족계획은 가족기업 4대 계획의 첫 번째로, 이는 주로 가족회의(family meeting)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정기적인 가족회의는 기업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의사 소통할 계기를 제공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기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가족회의에서는 주로 무보수 가족종업원의 존재 여부, 가족구성원의 보수기준, 가족공유의 가치관과 목표의 존재여부, 기업에 대한 가족 구성원들의 관련성 등이 다루어진다.
② 승계 계획과 소유권
가족기업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영특성으로 제일 많이 등장하는 것이 승계 문제이다. 승계계획(succession planning)이란 여러 세대를 통하여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에서는 승계계획의 존재여부, 잠재적인 후계자의 내정여부, 승계 후보들의 개인개발 프로그램 존재여부, 후계자의 교체시기, 이사회의 개최여부 및 구성형태, 소유권의 소재지 등이 다루어진다.(남 영호, 2000a).
③ 전략적 계획
가족기업은 대부분 소규모의 영세기업이 많으므로, 자칫하면 뚜렷한 목표나 임무, 혹은 구체적인 전략 없이 기업을 경영하기가 쉽다. 성공적인 가족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승계계획과 더불어 이 전략적 계획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주요 논쟁사항들로는 명백하며 효율적인 비젼과 임무의 존재여부, 기업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목적의 유무, 멘토의 역할을 수행할 고참의 비가족 구성원의 존재여부, 기업 지배와 관련된 성문화된 서류의 소지여부 등을 들 수 있겠다(남 영호, 2000b).
④ 갈등관리
가족기업은 감정시스템인 가족과 합리적 시스템인 기업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시스템이다. 나아가 다양한 가치관과 목적을 가진 가족 구성원과 비가족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가족이나 기업에서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많다. 물론 승계 시 혹은 최고경영자의 은퇴 후의 계획, 후손에 대한 유산 계획과 자선기관에 대한 기부 등의 경우도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요한 논쟁사항들로는 구성원끼리의 의견충돌의 여부, 가족 규율의 존재여부, 가족 구성원끼리의 조화의 정도, 정기적인 가족 회의의 여부, 은퇴 후에 필요한 자금의 준비, 유산계획 시의 갈등관리 등을 들 수 있겠다.
4. 가족기업을 위한 정책 제안
가족기업은 비가족기업(일반기업)과는 다른 점이 많고 특이한 성격까지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족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리라 추정되며, 규모나 성장단계와 관계없이 계산된 위험감수와 독립성이란 기업가정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족기업 경영자나 정책 관계자는 이의 특성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잘 의식하고 올바르게 의사결정 할 능력을 개발하여야겠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바람직한 사회상태를 이룩하려는 정책목표(policy goal)와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수단(policy means)에 대하여 권위있는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결정한 기본방침(지용희 외, 392쪽)을 말한다. 여기서는 가족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을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4-1. 정책 목표: 가족기업을 육성하자
우리나라 헌법 제 123조 3항에 의하면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이 언급되어 있다. 이를 “중소 가족기업의 보호?육성”으로 개정하여 가족기업의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겠다. 이를 위한 첫 번째의 구체적인 과제로 가족기업의 실체인정을 들 수 있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가족기업이란 말보다는 “전통기업” “가업승계기업” “장인기업” 등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소규모의 기업만을 가족기업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중소기업청에 의하면 ‘30년 이상 기업으로 유지되고 2대 이상 이어져온 중소기업으로 직계비속이나 혈족의 범위 내에서 승계돼 직접 경영하는 기업을 가업승계기업으로 정의하고 이 기업 중 우수업체를 발굴, 지원’ 한다고 함. 한국경제신문 2003. 4. 28). 가족기업은 이런 가업승계기업 이외에 기술집약적 중소기업(벤처기업)과 같은 첨단기업부터 전통기업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기업의 규모 역시 대부분의 가족기업인 소규모 가족기업부터 중규모 가족기업, 그리고 대규모 가족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족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목표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가족기업의 실태조사”가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 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기업 중 가족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가족기업의 문제점, 이의 해결방안 및 지원방안 등이 고찰될 수 있기 때문이다(남영호, 2003).
4-2. 정책 수단
4-2-1. 관련연구(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가족기업에 대한 관심고조와 더불어 이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나아가 육성·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과 관련 연구소에 대한 지원책이 매우 필요하다 하겠다. 구체적으로 대학의 경우 가족기업 관련 교과목의 개설(예: 가족기업(경영)론)과 더불어 이에 필요한 교재의 개발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학이나 민간단체 혹은 정부단위의 가족기업 관련 연구소(예: 가족기업연구소)의 개설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이런 기관을 통하여 “가족기업 관련 DB 구축” 이나 가족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승계교육, 재정교육, 전략적 교육, 가족교육 등)등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을 위한 적절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될 것이다.
4-2-2. 가족기업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
가족기업이나 이를 경영하는 (오너)경영자는 정도경영으로 가족기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즉 가족기업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여, 가족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나 관련 연구소로부터 가족기업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관련주제로는 능력있는 후계자 육성, 정당한 상속세 납부(예: 상속보험 등), 합리적인 인사·보수시스템 구축, 기업과 가정의 중요성 인식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족기업 관계자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야말로 가족기업을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4-2-3. 후계자 육성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 가족기업의 39.4%는 향후 5년 이내에 리더가 바뀔 것이며, 향후 10년 이내에 과반수 이상(55.7%)은 은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현 CEO의 13.4%는 결코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Mass Mutual Financial Group, Raymond Insti- tute, 2003). 유럽의 경우 조사대상 기업 중 약 30% 정도(5백만 사 이상)는 향후 5년 이내 승계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약 1백5십만 사는 승계계획의 결핍으로 사라질 것이며, 그 여파로 약 6백3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http://courses.bus.ualberta.ca/ orga488-reay/, Family firms in France). 호주의 경우, 가족기업 오너의 약 70%는 승계 및 은퇴계획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으나, 이들 중 단지 12%만이 성문화된 서류를 갖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Smymios 등, 1997). 그러므로 능력있고 훌륭한 후계자의 육성이야말로 지속적인 가족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에도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후계자에게 소유권, 책임, 역할 등을 명쾌하게 주어야하며, 또한 기업을 경영할 탁월한 능력을 가진 후계자의 선정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엄격한 교육?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기업이라고 해서 막연히 오너의 후손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후계자가 결정되어서는 아니되겠다. 즉, 가족기업의 후계자는 후계자로서의 엄격한 교육훈련을 받고, 경영능력을 가진 후손이라야 가족구성원을 포함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게 됨을 잊지 말아야겠다. 기업을 경영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후계자의 육성이야말로 기업에 신뢰와 독립심을 줄 수 있다(Sharma 등 2000).
4-2-4. 장수기업의 육성
전세계적으로 장수기업은 거의 대부분 가족기업으로 알려져 있다(WilliamO’Hara, http://www.familybusinessmagazine.com). 특히 우리나라에서 “전통기업” “가업승계기업” “장인기업”등으로 불리우는 장수기업의 보호, 육성이야말로 가족기업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전국규모의「(가칭) 우수장수기업선발대회」를 개최하여 가족기업의 장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지역단위의 예선을 거쳐 통과한 우수가족기업만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하겠다. 이런 대회를 통하여 가족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개별가족 즉 가문 나름대로 내려오는 훌륭한 가문의 전통과 문화까지도 보호?유지되고 나아가 이를 육성, 발전시킬 때 가족기업의 영속성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Cabrera-Suarez Katiuska et al., 2001).
4-2-5. 가정: 화목과 협력 구축
가정은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주춧돌이며 사회발전의 기초이자 우리 모두의 따뜻한 보금자리이다. 기업가의 대부분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경영을 하는데, 그 구체적 이유는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가정의 화목은 기업의 발전을 불러온다(Strong families create strong businesses).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는 가족구성원간의 화목과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나아가 가족구성원간, 가족구성원과 비가족구성원간의 신뢰(trust)가 필수적이므로 서로 의논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가족기업 성공의 원천력은 가정에서부터 우러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을 창업의 원천으로 인식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5. 나오며
현재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경제의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의 증가, 자살율의 증대, 늘어나는 가정의 파괴, 개인파산자의 증가, 고액의 카드 빚 등등으로 크나큰 사회문제가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로 가족기업을 제안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가족 기업의 성장은 가족의 화목과 기업의 발전이 조화(harmony)롭게 이루어질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사회의 주춧돌이며 사회발전의 초석인 가정의 화목은 기업과 사회 나아가 국가까지도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기틀이기 때문이다(“家VAvi”). 가족과 함께 일하고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큰 즐거움이요 행복이 아닐까?(“Working with family – and for family – is good for the soul.” (Leslie Brokaw, Inc, March 1992).
가족기업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가족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목표가 설정되어야겠다. 이의 첫걸음으로 가족기업의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겠다.이런 목표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으로는 가족기업관련 연구(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가족기업 스스로도 정도경영 표방 및 이의 실천, 능력있는 후계자에 대한 선발방안과 후계자 교육?훈련, 장수기업의 육성 및 지원책, 마지막으로 가정이 화목해야 기업과 사회도 발전한다는 사고 등을 들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가족기업은 대부분 창업자를 중심으로 유지되어 왔으며,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자신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계속적인 성장·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가족기업은 상대적으로 무시되고 약점만 강조되거나 성장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만 여겨졌다. 이제 우리는 가족기업을 어엿한 기업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고, 가족기업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어떻게 기업의 성장·발전과 연결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나아가야 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가족기업은, 마치 잠자는 사막에서 새싹이 돋아나듯이, 이제 그 기지개를 활짝 펴고 광활한 초원으로 나올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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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피아 충북, 2005.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