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기본단위인 家族은 사랑과 화목을 목표로 하는데, 여기에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企業이 더해지면 家族企業이 된다. 보통 가족기업은 2세대 이상의 가족구성원이 기업의 공동목표를 향해 운영되는 조직체이므로, 가정에 있는 家訓, 家風 등이 기업의 社訓, 社風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韓國 기업의 대부분은 가족기업으로 추정되는데, 어떤 기업은 사회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받아 성장·발전하지만, 또 다른 기업은 세간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추락하곤 한다. 이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가족구성원 간의 葛藤이 핵심이다.
갈등(葛藤)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여겨지고 있다. 전통적인 관점은 갈등을 조직의 혼란으로 여기며 의사결정과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갈등은 가능한 줄이거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행동적인 관점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적정수준의 갈등은 오히려 조직의 효율성과 경영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은 가족기업이 非家族企業에 비해 훨씬 많이 발생하는데, 이의 근본원인은 가족기업이 가족과 기업의 이질적인 이중 기능으로 이루어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사례 1)1985년 광고기획사를 창업한 조 사장은 년 매출액 30억 정도의 소규모 회사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사인(sign)종합광고회사이다. 조 사장의 아들은 대학 졸업 후 그 지역에서 회사생활을 하다가, 아버지의 설득으로(장남이란 이유) 이사로 입사하였다. 아들의 입사 후 년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여, 결국 아들은 대표이사가 되었다. 그런데 현재 이 회사의 전체 종업원은 15명의 소규모 기업이나, 회장(아버지), 대표이사(아들), 경리실장(어머니), 홍보과장(남동생) 등 4명의 가족구성원이 근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가족구성원 간의 명확한 업무분장과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미흡하여, 가족끼리 마찰이 생기곤 하였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주 아버지의 집에서 家族會議가 개최되었다. 대표이사인 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아버지가 주로 멘토의 역할을 하며, 의견대립이 생기면 어머니가 조정하고, 남동생도 생산적인 의견의 개진으로, 비교적 쉽게 결론이 났다.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공유된 가치관이 이 기업을 지배했기 때문에, 가족구성원 간의 애매모호한 역할과 모호한 규칙으로 나타난 갈등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위의 사례처럼 가족구성원들이 함께 기업에서 일하려면 원칙이 반드시 존재하여야 한다. 첫째로, 관여로 가족과 관계되는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구성원을 모두 참여시켜야 한다. 둘째로, 무엇이 어떻게 일어났는지(혹은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셋째로, 가족구성원 각자의 바람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 중에 하나는 잘 알려진 기업의 경영권(소유권)을 둘러싼 부자 간, 형제 간, 남매 간, 혹은 시아주버니와 제수씨 등의 갈등이다. 그런데 만약 창업자가 생존해있었다면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훨씬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나, 창업자의 생존기간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업초기부터 이런 갈등과 분쟁에 대해 미리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하면 40대 그룹사 중 경영권 분쟁을 겪은 그룹사는 18곳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의 그룹 중 대다수 기업은 장남인 맏아들이 기업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경영 능력이나 자질 부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장남으로의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대부분 형제간 갈등이나 소송 등 대립 양상으로 펼쳐지는 사례가 많았다. 소위 말하는 ‘형제의 난’ 혹은 ‘왕자의 난’이 그것이다.
(사례 2) 1946년 H사를 창업한 정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 조선, 자동차 업계의 선두주자이며, 슬하에 8남 1녀를 두었다. 그 후 정 회장은 평양을 방문하여 대북사업 의정서를 체결하는 등 대북사업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나타내었다. 이에 대해 차남과 5남은 대북사업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랐다. 차남은 화차 임가공 및 북한 내 컨테이너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즉 숲보다 나무를 먼저 그린 셈이다. 그러나 5남은 금강산 관광이라는 사회간접자본 카드를 들고 나왔다. 평소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던 형제는 차남의 5남의 측근에 대한 경질성 인사로 소위 말하는 ‘왕자의 난’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창업주의 지시로 이 인사는 무산되고 5남의 승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창업주의 최종지시로 H그룹은 5남이 맡게 되었고, 차남은 자동차계열회사를 맡게 되었다. 창업주 가문의 후손들인 형제 간의 갈등으로 자동차 산업은 발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계열사의 분리로 재계 1위를 다른 그룹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나아가 집안싸움 등으로 인해 결국 5남의 자살로 이어져 H 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되게 되었다.
가족기업 갈등의 일반적인 성격(Sorenson, 1999)은, 첫째로, 일반기업과는 달리 가족기업에는 가족이라는 변수가 첨가되어 갈등은 더 복잡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업 내의 가족들은 기업과 가족 간의 역할이월, 장자상속, 가족구성원들의 동일 취급요구, 남매간의 라이벌, 일과 가족의 갈등, 승계 등의 문제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로, 가족기업은 특이한 권한의 동태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가족기업에서, 가족구성원들은 핵심정보에 접근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 또한 가족구성원이 발휘하는 권한은, 기업 내의 공식적인 역할이나 지위에서 나오는 권한일 수도 있다. 셋째로, 이러한 갈등해결을 위한 모델로 가족규범을 들 수 있겠다. 가족규범은 복수의 가족구성원이 기업에서 일할 때 나타나는 역할이나 규칙의 모호성을 줄이거나, 승계계획이나 세대 간의 권력이양 같은 경우에는 필수적이다.
(사례 3)
L그룹은 쇼핑, 화학, 통신, 제과, 푸드 등을 경영하는 한국 최대의 그룹 중 하나이나, 후계자의 경영권분쟁으로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창업주의 두 아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작된 ‘형제의 난’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즉 일본 부회장인 형은 한국 회장인 동생과 심각한 경영권 분쟁을 빚었다. 결국 5차례에 걸친 형제 간의 분쟁으로 결국 동생은 뇌물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게 되었다. 이런 目不忍見으로 그룹 전체의 이미지는 추락하였는데, 이는 창업주의 고령과 임기만료로 그룹 이사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것부터 출발한다. L그룹의 창업주는 첫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3녀,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 2남, 셋째 부인과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으며, 경영권 분쟁은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 태어난 형제 간의 분쟁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슬하에 총 3남 5녀를 두고 있는데, 고령임에도 불구하고(당시 95세)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은 커녕, 승계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가정구성원끼리의 치열한 갈등은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런 가족구성원끼리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는 100년, 200년 업력의 장수기업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 이의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해결방안의 출발점은 가정의 화목과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구성원 간의 신뢰구축과 합의가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한데, 家族計劃과 家族會議 가 선행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계획은 가족의 역사, 비전, 가족사명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가족의 과거와 향후 계획에 대한 것이다. 이 중 가족사명서는 왜 가족이 사업에 관여하는지를 포함한 가족철학을 언급한 것으로 가헌(家憲)과 가훈(家訓)등도 포함된다. 家族會議는 가족구성원들이 기업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소통하는 것으로,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기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19세기 러시아 최대의 작가인 톨스토이(Leo Tolstoy)의 작품, 안나 까레니나(Anna Karenina)에 의하면 “행복한 가족은 하나이나, 불행한 가족은 각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 이라고 주장하였다. 지금부터라도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끼리 함부로 싸우지 말고, 갈등이 생기면 서로 진솔한 대화로 해결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랑나무 연리지(連理枝)를 생각하며 생활하기를 기원해 본다.
(China Family Business Review, 2019. 7 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