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경영승계 창업처럼 지원돼야

◆제2회 희망 중소기업 포럼◆ 연간 매출 300억원을 올리고 있는 중소기업 김 모 사장은 최근 “아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맡기면 1~2년 내에 망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50%에 달하는 상속세도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김 사장처럼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중소기업 창업주들이 많다. 가족이기에 후계자의 리더십과 조직장악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 힘들고 가족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3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5.2%가 ‘2세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로 가족 승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20일 열린 제2회 희망중소기업포럼은 100여 명의 기업인과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가족기업이 대부분인 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 전략과 제도적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남영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영권 승계는 기업 존폐를 결정하고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제2창업”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 2세 경영인 상속은 정부와 사회의 냉랭한 반응으로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가족기업 비중이 전체 기업수의 65~75%를 차지할 정도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가족기업의 실체를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정도경영을 하되, 정부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감면하는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럼에 참석한 이현재 중소기업청장은 “오너가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자식에게 물려줄 가능성이 적다면 의욕이 떨어진다”며 “기업가 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 세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범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2세 상속은 창업정신을 잇고 오너경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신충식 에센시아 대표는 “120년 전통의 한 일본 기업은 사내경쟁을 통해 공개적으로 경영적임자를 발굴하고 있다”며 “혈연ㆍ학연ㆍ지연이 강한 일본 기업에서도 분위기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 굳이 가족 승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남 교수는 경영권과 소유권 승계는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에 창업주는 적어도 50대부터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후계자 결정은 적게는 5~10년, 길게는 25년 걸리는 과정이기에 수많은 연습과 훈련, 공유된 목표, 팀워크 등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권 승계는 바통을 교환하는 릴레이 경주와 같아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오너의 건강이나 가족관계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현 경영인은 51~61세에, 후계자는 25~35세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전지현 기자 / 이한나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7.20 16:3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