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이 가족기업(family business)인가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여 가지의 정의가 존재하지만 보통 가족기업이란 ‘특정 가족이 기업의 소유권(혹은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2세대가 기업경영에 관여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이런 가족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가족(구성원) 간의 치열한 갈등이나 잘못된 승계(상속)로 인한 불화, 심지어 족벌주의(nepotism), 황제경영 등의 단점으로 인해 나쁜 기업, 없어져야 할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족기업은 엄연히 존재하며 그 역할 역시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월마트, 도요타, 포드, 이브생로랑, CNN, 맥그로힐,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가족기업으로 추정된다.
가족기업은 크게 △소상공인이나 소기업이 속하는 소규모 가족기업(small family business) △중기업이나 중견기업 위주의 중규모 가족기업(medium family business) △대기업이나 우리나라 재벌을 예로 들 수 있는 대규모 가족기업(large family business)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가족 기업 경영 관련 전문 매거진인 패밀리비즈니스매거진(www.familybusinessmagazine.com)에 의하면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의 약 37%는 대규모 가족기업에 해당된다.
가족기업은 가족과 기업의 복합어로 인식하고 기업의 주역할인 경제적 역할과 가정의 주역할인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먼저 가족기업의 경제적 역할은 미국의 경우 전체 기업의 92%, 독일은 전체 노동력의 75%, 호주는 전체 기업의 75%, 캐나다는 전 기업의 65∼90%, 영국은 상위 8000대 기업의 76%, 우리나라는 전체 기업의 68%(실제로는 90% 이상으로 추정)가 가족기업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가족기업의 한 축인 가족은 사회의 근간이므로 가족의 화목과 신뢰구축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자살방지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가족기업이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데에는 가족기업만의 강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의 강점으로는 첫째, 시장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둘째, 니치 시장을 목표로 한다. 셋째, 생산성이 우수하며 소유권이 집중돼 있으므로 관련 다각화, R&D 비용, 교육훈련 등이 뛰어나다. 넷째, 품질이 우수하다. 선대의 기술이나 비법 전수가 용이하므로 품질수준이 우수하다. 다섯째, 장기지향적이며 인내자본(patient capital·상업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산업에 투자되는 자본)이 존재한다. 여섯째, 총비용이 저렴하다. 소유권과 경영권의 일치로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 거의 없어 관련 비용이 비가족 기업에 비해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Poza, 2007). ……………
(자료: DBR 2012 Feb. Issue 1, No.98, 3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