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의식 문화 속으로

우리는 누구든지 가족을 형성하고 있다. 홀로 사는 단독가족, 부부만으로 구성된 핵가족, 자녀 혹은 부모와 함께 사는 확대가족(보통 대가족으로 칭함) 등 가족의 형태도 다양하다. 가족(family)이란 법적으로 보통 혼인, 혈연, 입양의 관계로 맺어진 두 사람 이상으로 이루어진 집단으로 보고 있다. 가족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1차 집단인 동시에 가장 기본적인 사회 집단으로, 개인과 사회를 이어주는 통로 구실을 하므로, 보통 가족을 사회의 가장 중요한 집단으로 여기고 있다.

가족의 기능은 가족구성원의 보호와 양육에 있다. 가족의 목표는 구성원의 능력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최대한 개발하고, 또한 그들에게 동등한 기회와 혜택을 주는데 있다. 즉 가족은 구성원의 균등과 사랑(love), 단란과 조화(harmony)를 목표로 하며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인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감성적 시스템(emotional system)이다. 그러므로 혹자는 ‘가족(Family)’은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의 첫 글자를 합성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가족은 가족의식 즉 패밀리 의식이 충만할 때 최강 가족이 될 수 있다. 패밀리 의식이란 가족구성원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나 문화를 말한다.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기쁠 때 함께 기뻐하며,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고, 즐거울 때 함께 즐거워하는 문화가 충만한 집단이 성공적인 가족이다.
최근에 들어와서 최강 가족에서 출발한 가족 구성원의 패밀리 의식을 기업에 적용시켜 성공한 경우도 가끔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문화를 ‘팸 경영’으로 부르기도 한다. 팸경영이란 회사 임직원의 가족까지도 한몸처럼 챙기는 ‘패밀리(Family) 경영’의 준말로 높은 업무성과는 결국 화목한 가정 생활과 비례한다는 가사불이(家社不二)의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다.

팸 경영의 구체적인 예로, 한 달에 한 번씩 전 직원이 정시퇴근하여 온가족이 함께 화목하게 요리하는 “키친데이”를 시행하는 기업, 가족 전체가 지방으로 내려가 체험 학습의 기회를 자녀들과 함께자원 봉사하는 기업, 매년 한번씩 전 임직원 및 배우자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주는 기업 등이 그것이다.
이런 추세는 외국에도 성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가족의 중요성은 배가(倍加)됐다. 최근에는 7200만명의 미국인들이 대가족 모임에 참석하여 조상기리기, 댄스파티, 장기 자랑, 행운권 추첨, 올해의 훌륭한 가족 시상, 주최 도시 여행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흔히 21세기는 지식화, 글로벌화, 정보화, 지방화 시대라고들 말한다. 이런 복잡하고 무한 경쟁시대인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개인이나 집단 혹은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많이 있다. 산업화 초기인 제1세대에는 눈에 보이는 재산인 건물, 기자재, 돈, 땅 등 물적 자본(physical capital)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그러다가 제2세대에는 지적수준, 교육수준 등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제3세대인 21세기 현대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집단, 집단과 집단, 집단과 조직, 조직과 조직 ‘사이’(relationship)의 결합에너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시대이다.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기본요소로는 신뢰성(trust), 진실성(integrity), 단결성(solidarity), 개방성(openness)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오늘날 패밀리의식을 기업에 적용시킨 ‘팸 경영’으로 높은 업무성과를 거둔 기업들의 근간은 가사불이(家社不二)의 정신이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교회도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생활에 근간을 둔 가회불이(家會不二), 즉 화목한 가정생활이야말로 성공적인 교회생활의 출발점에 둔다면, 이것이야말로 사회적 자본의 또 다른 출발점이 아닐까. 왜냐하면, 한 교회에 다니는 모범적인 성도들은 다른 성도들을 교회가족 즉 대가족의 구성원들로 생각하고, 성도들의 재산, 지식, 연령, 성별 등에 대한 차이를 두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믿고 의지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교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며, 기도도 열심히, 헌금도 정성껏, 아는 것도 많은 매우 유식한 사람이 실패하는 경우는, 바로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21세기 승자가 되려면 사회적 자본을 많이 축적해야 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근간으로 풍부한 사회적 자본과, 충만한 패밀리 의식으로 가득한 성도가 바로 21세기 경쟁력의 원천이며 이 또한 블루오션이 아닐까.

크리스차니티(www. 21cifm. org), 2006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