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가업승계진흥원”의 설립을 제안하며

그리도 매섭던 겨울바람과 매몰찬 눈보라가 한반도를 뒤덮더니, 어느새 따뜻한 훈풍이 불어와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돌아왔다.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99%인 중소기업에는 언제쯤 따뜻한 봄이 돌아올까?

지난 해 상반기(2010. 6)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중소기업의 경영애로요인으로 많은 사항을 들고 있으나, 이 중 중소기업 사장들은 가업승계의 애로를 제일 많이 응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70% 가까이가 가업을 승계할 계획이며, 가업 승계에 관한 애로사항으로 ‘상속ㆍ증여세 등 조세부담을 73.4%로 제일 많이 지적했다. 또한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한 정책 과제로는 ‘조세부담 완화(83.3%)’, ‘가업승계 금융지원 확충(27.0%)’을 들고 있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상당수는 1960~1970년대에 20~30대의 나이에 창업해 고희(古稀·70세)를 훌쩍 넘긴 사장들이 많다. 지금 당장 혹은 조만간 가업승계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앞의 설문조사처럼 상속세 최고 세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50%에 달해 선뜻 물려줄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호주, 캐나다, 인도, 이스라엘, 스위스, 스웨덴 등은 이미 상속세를 폐지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가업승계에 대한 애로요인으로 세금문제를 언급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외에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가족기업의 상속세ㆍ증여세가 원만히 해결되어 중소기업 사장들은 기업 본래의 경영에 몰두하고, 학자들은 새로운 이론개발 등 학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 경영자는 상속세ㆍ증여세의 완화를 촉구하는 반면, 일부 국민들이나 시민단체들은 이의 완화를 반대하는 것 같다. 지나친 부익부 빈익빈의 폐해나 결과의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은 세금완화를 싫어한다. 그럼 상속세ㆍ증여세의 완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상반된 입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의 해결책으로 (가칭) “가업승계진흥원”의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가칭) “가업승계진흥원”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원활히 하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인 상속세ㆍ증여세의 부담을 아예 없애거나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후계자에게 가업을 승계할 경우 법에 정해진 만큼 세금을 납부하되, 이를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가칭) “가업승계진흥원”에 일정기간(약 10년) 신탁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가업을 물려받은 후계자가 고용 등 정해진 요건을 갖추면 신탁받은 유가증권을 해마다 정해진 비율(매년 10%정도)만큼 해당기업에 되돌려주자는 안이다. 이로 인한 조세의 감소분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추정한다. 또한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신탁받은 (가칭) “가업승계진흥원”은 이를 근간으로 하여 적절한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안은 이미 납부한 상속세를 매년 10%씩 10년간에 걸쳐 환급해주는 독일의 제도보다 한 단계 발전한 제도라 여겨진다. 독일의 안은 상속세를 환급해주는 데에 큰 목적이 있으나, 이 안은 상속세의 환급보다는 유능한 후계자의 올바른 경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가칭) “가업승계진흥원의 두 번째 목적은 후계자의 교육․훈련임은 당연하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되리라 생각한다.

앞의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 경영자의 68.5%가 가업을 승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 그 이유로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69.4%)’를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한다. 또한 가업 승계 진행도에 대해서는 68.5%가 ‘불충분하거나 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즉 더 이상 중소기업이 세금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경영능력이 뛰어난 유능한 후계자의 육성과 리더십 함양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기가 하루 속히 와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중소기업 사장들이 기업경영에만 몰두할 때 업력 100년, 1,000년의 장수기업이 많이 잉태할 것이다. 결국 상속세ㆍ증여세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면 강소기업도 많이 나타날 것이며, 이때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중소기업의 봄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세계미래포럼(www.wff.or.kr) – 미래정보자료실 – 미래로보는세상 – No.105)